우주, 과학과 경제
미래학, 우주 탐사, 첨단 과학 기술이 인간 문명과 경제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합니다. 기술적 로망에 그치지 않고 생물학적 한계, 현실적 경제성, 그리고 기술 진화 속 인간의 위치를 다룬 칼럼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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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래학의 변신: 우리는 왜 알약을 삼키는 대신 미식(美食)을 탐구하는가
1970년대, 20세기의 끝자락에서 소년들은 다가올 21세기를 상상하며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당시의 어린이 잡지나 공상과학 만화경 속 미래는 찬란하면서도 어딘가 기계적인 효율성으로 가득 찬 세상이었습니다. 하늘에는 호버크래프트처럼 바퀴 없는 자동차가 소음 없이 미끄러지듯 날아다녔고, 방학기 화백의 만화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슈퍼컴퓨터는 인간의 어떤 질문에도 즉각적인 해답을 척척 내놓았습니다. 그 시절 우리가 꿈꾸었던 미래의 정점은 단연코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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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을수록 강해지는 역설: 우주의 68%를 지배하는 ‘텅 빈 공간’의 비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가 느끼는 경외감은 찬란하게 빛나는 항성들과 은하들의 무리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우주의 진정한 지배자는 빛나지 않습니다. 현대 천문학과 물리학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리가 인지하고 관측할 수 있는 모든 별과 행성, 그리고 우리 자신을 구성하는 보통 물질(Baryonic matter)은 전체 우주의 단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5%는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미지의 영역, 즉 암흑 물질(27%)과 암흑 에너지(68%)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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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왜 멈추지 않고 도는가?: 태초의 소용돌이에서 퀘이사까지
아침에 마시는 커피잔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스푼으로 저어낸 궤적을 따라 작은 소용돌이가 돕니다. 고개를 들어 밖을 보면 우리가 딛고 있는 지구 역시 자전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팽이처럼 돌고 있으며, 동시에 태양 주위를 맹렬한 속도로 공전하고 있습니다. 시야를 우주로 확장해 보아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 역시 거대한 바람개비처럼 회전하고 있습니다. 문득 기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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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방패와 중력의 우물: 태양계의 진짜 끝은 어디인가
1977년 지구를 떠난 인류의 척후병, 보이저 1호와 2호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칠흑 같은 우주 공간을 묵묵히 비행했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태양계를 벗어나는 길이 그저 공허하고 텅 빈 암흑의 연속일 것이라 지레짐작해 왔습니다. 항성과 항성 사이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도 수년을 가야 할 만큼 아득하기에, 그사이의 공간은 절대적인 무(無)의 영역일 것이라 여겼던 까닭입니다. 그러나 2012년과 2018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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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년 전 바이칼호는 따뜻했다: 기후 위기인가, 인프라 재조정인가?
우리는 기후 변화라는 단어를 접할 때 흔히 인류가 지구를 파괴하여 생겨난 완전히 전대미문의 재앙으로만 인식하곤 합니다. 그러나 지구의 역사를 거시적인 스케일로 펼쳐보면, 현재의 기후 변동성조차 거대한 자연적 주기의 일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약 5,000년 전인 상고 시대, 지구는 이른바 ‘홀로세 최적기(Holocene Climate Optimum)’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지구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오히려 높았으며, 현재는 혹한의 동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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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포퓰리즘 체제와 인간 뇌의 인센티브 구조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 성능이 아무리 천문학적으로 뛰어나다 한들, 그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버스(Bus)의 대역폭이 비좁다면 결국 병목 현상이 발생하여 시스템 전체가 멈춰버리거나 심각한 오류를 뿜어내기 마련입니다. 놀랍게도 인간의 뇌 역시 이와 똑같은 물리적, 생물학적 하드웨어의 엄격한 족쇄를 지니고 있습니다.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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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무서운 진짜 이유: 고정된 문명과 SMR의 등장
인간은 참으로 오만하고 순진한 동물입니다. 우리가 매일 당연하다는 듯이 방구석에서 스위치를 켜고 에어컨을 가동하며 누리고 있는 이 찬란한 현대 도시 인프라는, 사실 아주 취약하기 짝이 없는 하나의 거대한 전제 위에 위태롭게 지어져 있습니다. 그 전제란 바로 ‘기후는 과거 인류가 경험했던 그 익숙한 평균치 안에서 얌전하게 유지될 것이다’라는 근거 없는 신념입니다. 배운 티를 내는 똑똑한 엔지니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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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압 송전탑 전선에는 껍데기가 없을까? 공기라는 천연 피복과 전선의 밀당
고속도로를 멍하니 달리거나 첩첩산중 깊은 산속을 쳐다볼 때면, 우리는 어김없이 징그럽게 거대한 철탑들과 마주치게 된다. 바로 수십만 볼트의 자비 없는 초고압 전류를 실어 나르는 무시무시한 송전탑이다. 그런데 이 흉물스러운 송전탑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두꺼운 전선들을 끈질기게 째려보면, 아주 기묘하고 어이없는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집에서 흔히 쓰는 얌전한 가전제품 전선이나 길거리 전신주에 널려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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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 100년 만에 부활한 직류(HVDC)의 기후 역설
19세기 말, 발명왕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뒤집어쓴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과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전류 전쟁(War of Currents)’은, 인간의 옹졸한 에고(Ego)와 과학 기술이 뒤엉킨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더러웠던 암투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에디슨이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직류(DC)’와 테슬라가 주창한 ‘교류(AC)’가 피 튀기게 맞붙었던 이 전쟁에서, 최후의 승리자는 다들 아시다시피 테슬라의 교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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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으로 읽는 시] 김춘수의 ‘꽃’과 하이젠베르크,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우리는 흔히 과학과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대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쪽은 차가운 수식과 이성으로 가득 차 있고, 다른 한쪽은 뜨거운 감성과 은유로 가득 차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가장 깊은 본질을 탐구하는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이 두 이질적인 대륙은 놀랍게도 하나의 뿌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 완벽하고도 아름다운 증거가 바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